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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이슈

트럼프가 이란 다음에 쿠바를 지목한 이유

by 나도박사 2026. 4. 22.

트럼프가 이란 다음에 쿠바를 지목한 이유 — 단순한 위협이 아닙니다

2026년 3월 27일, 트럼프는 마이애미 투자 포럼 연설에서 돌연 이렇게 말했습니다. "Cuba's next. 쿠바가 다음이야. 아, 내가 이 말을 했다는 건 잊어줘."

농담처럼 던진 한마디였지만, 그 배경을 들여다보면 전혀 농담이 아닙니다. 이미 실행 단계에 들어간 시나리오거든요.


이미 움직이고 있습니다, 말이 아니라 행동입니다

트럼프의 "쿠바가 다음" 발언은 즉흥적 말실수가 아닙니다.

2026년 1월 29일, 트럼프는 이미 "쿠바 정부의 정책과 행동이 미국에 대한 이례적이고 심각한 위협을 구성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대쿠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석유 봉쇄도 즉각 시행됐습니다. 4월 중순에는 트럼프 백악관이 펜타곤에 쿠바 군사작전 준비를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미 해군 고고도 감시 드론이 쿠바 해안을 12시간 이상 정찰 비행하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트럼프 2기 외교 행동을 나열해보면 뚜렷한 패턴이 드러납니다. 2026년 1월 베네수엘라 마두로를 체포해 정권을 교체했고, 2월부터 4월까지 이란을 군사 공격해 최고지도자를 암살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쿠바에 석유 봉쇄와 군사 준비가 진행 중입니다. 단순히 "반미 국가 응징"으로 읽으면 표면만 보는 겁니다. 세 나라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중국의 전략적 네트워크에 깊이 연결된 나라라는 겁니다.


페트로달러 vs 페트로위안, 진짜 싸움은 여기에 있습니다

1970년대 이후 세계 원유 거래는 반드시 달러로 결제된다는 불문율이 있었습니다. 이것이 페트로달러 시스템입니다. 전 세계가 원유를 사려면 달러가 필요하고, 이 덕분에 달러는 자동으로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합니다. 미국이 막대한 재정적자를 유지하면서도 경제를 굴릴 수 있는 핵심 비결입니다.

중국은 이 구도를 깨기 위해 수년째 공을 들여왔습니다. 원유를 위안화로 결제하게 만드는 페트로위안 전략입니다.

베네수엘라와 이란이 바로 그 선봉이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차베스·마두로 정권 시절 중국에서 막대한 차관을 빌리고 원유로 갚는 구조였으며 위안화 결제 비중이 높았습니다. 이란은 서방 제재로 달러 결제가 막히자 중국·러시아와 위안화·루블 결제 체계를 구축해왔습니다. 2021년 체결된 중이란 25년 전략적 협력 협정은 이 관계의 정점이었습니다. 트럼프가 이 두 나라를 차례로 제압한 것은, 중국의 에너지·금융 네트워크에서 핵심 고리를 끊어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쿠바는 중국의 대미 정보 전진기지입니다

쿠바와 중국의 관계는 단순한 외교적 연대를 넘어섭니다. 미국 안보 전문가들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정보전입니다.

쿠바는 미국 플로리다 키웨스트에서 불과 93마일, 약 150km 거리에 있습니다. 서울에서 대전까지의 거리입니다. CSIS의 분석에 따르면 쿠바 하바나 인근 베후칼 기지는 냉전 시대부터 중국 신호정보 작전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받아온 시설입니다. 최근 위성사진에서는 대형 원형 안테나 배열 구축 공사가 진행 중인 것이 포착됐습니다. 이 시설이 완성되면 미국 군사 통신, 항공·해상 교통, 정부 신호를 광범위하게 감청할 수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도 2023년 "중국이 최소 2019년부터 쿠바에 전자 도감청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고 공식 확인한 바 있습니다.

통신 인프라도 문제입니다. 미국에서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오른 화웨이와 ZTE가 쿠바의 통신 인프라 전반에 깊숙이 연결돼 있습니다.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계된 보안업체 Nuctech은 쿠바의 공항·항구·세관에서 보안 스캐닝 장비를 운영 중입니다. 거기다 중국은 2000년 이후 쿠바에 약 78억 달러의 개발 자금을 쏟아부었고, 2025년 1월 1일 쿠바는 공식적으로 중국의 일대일로에 가입했습니다.


먼로 독트린 2.0, 트럼프의 세 번째 논리입니다

트럼프의 행동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논리는 "미국의 뒷마당은 미국이 지배한다"는 19세기 먼로 독트린의 현대적 부활입니다.

2025년 트럼프 백악관이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은 서반구를 미국의 최우선 전략 지역으로 명시했습니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체포, 이란 군사 공격, 쿠바 봉쇄는 이 전략의 순차적 실행입니다. 특히 쿠바는 러시아와도 연결돼 있습니다. 2024년 러시아 군함 4척이 쿠바에 기항해 연합 훈련을 실시했고, 러시아 외무장관 라브로프는 "쿠바에 대한 지원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동시에 쿠바를 거점으로 삼는 구도는, 미국 입장에서 냉전 시대 쿠바 미사일 위기의 현대판처럼 보입니다.

물론 과장된 위협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Defense Priorities의 분석가 다니엘 드페트리스는 "쿠바는 경제적으로 파탄 상태이고 군사력도 냉전 시대에 비해 훨씬 약화됐다"며 쿠바의 진짜 위협은 강함이 아니라 약함에서 비롯된 불법 이민과 사회 불안이라고 주장합니다. 쿠바에 대한 강경 기조에는 플로리다 쿠바계 미국인 표심이라는 국내 정치적 계산도 작용합니다.


세 점을 연결하면 하나의 선이 나옵니다

트럼프의 외교 행보는 뉴스 단위로 보면 충동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지도 위에 놓고 보면 다릅니다.

베네수엘라는 중국 원유 위안화 결제 네트워크의 핵심 고리였고, 이란은 중동 에너지·군사 동맹의 축이었으며, 쿠바는 미국 코앞의 중국 정보·군사 전진기지입니다. 표면적 명분은 각각 다릅니다. 베네수엘라는 마약 카르텔, 이란은 핵 위협, 쿠바는 인권·공산주의. 하지만 구조적으로 보면 세 나라 모두 중국의 대미 전략 네트워크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거점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입니다. 이란 전선이 정리되면 트럼프의 시선이 쿠바로 집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쿠바에서 중국 연계 인프라가 타격받을 경우 중국이 어떻게 반응할지가 핵심 변수입니다. 그리고 사우디가 위안화 결제를 공식 확대한다면, 그것이 페트로달러 시스템의 진짜 균열 신호가 됩니다.


중국의 대미 전략 네트워크를 겨냥한 포위망 해체. 이것이 트럼프 외교의 숨겨진 논리라면, 다음 타깃은 쿠바 이후에도 있을 수 있습니다. 지도 위에서 중국과 연결된 나라들을 하나씩 짚어보는 것, 그게 2026년 세계 정세를 읽는 가장 날카로운 방법일지 모릅니다.


참고 자료: CSIS (2025.05) / Newsweek (2026.03.29) / Al Jazeera (2026.03.28) / Daily Caller (2026.04.17) / Defense Priorities (2026.01) / NPR·The New Yorker (2026.03) / White House 행정명령 (2026.01.29) / Responsible Statecraft (2026.04.16) / Wikipedia China-Cuba rela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