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진핑 회담, 5B와 3T로 보는 미중 담판
트럼프 시진핑 회담이 오늘 밤 베이징에서 시작됩니다. 9년 만의 방중인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 5B와 3T, 이란 전쟁 중재 문제, 희토류까지 쉽게 정리했습니다.
9년 만에 베이징에 온 트럼프, 왜 지금인가
오늘 밤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에 도착합니다.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2017년 트럼프 1기 이후 무려 9년 만이에요. 공교롭게도 그때도 트럼프였고, 지금도 트럼프입니다. 내일(14일) 오전 10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공식 회담이 시작되고, 15일 업무오찬까지 이틀간 최소 6차례 마주 앉을 예정입니다.
근데 왜 하필 지금일까요. 원래 이 회담은 3월 말에서 4월 초로 예정됐던 겁니다. 그보다 한 달 앞서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선제공습이 터지면서 두 차례나 연기됐어요. 그 사이 이란 전쟁은 길어졌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계속되고 있고, 트럼프의 지지율은 62%의 부정평가로 최악을 달리고 있습니다. 협상이 교착된 이란 문제에서 탈출구가 필요한 트럼프로서는 이번 베이징 방문이 더욱 절실해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미국이 원하는 것, 5B란 무엇인가
회담 의제를 이해하려면 '5B'와 '3T'라는 단어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정리한 표현인데, 양측이 테이블에 올릴 것들을 아주 깔끔하게 압축해놨어요.
5B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요구하는 것들입니다. 보잉(Boeing) 항공기 구매, 쇠고기(Beef) 구매, 대두(Beans) 등 농산물 구매, 그리고 미중 무역위원회(Board of Trade)와 투자위원회(Board of Investment) 설립이에요. 한마디로 "우리 물건 좀 사가고, 교역 협의체도 만들자"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가시적인 경제 성과가 절실하거든요. 중국이 보잉 항공기 수백 대를 사간다든지, 미국산 대두를 대량 구매한다는 계약을 들고 귀국하면 국내 여론에 꽤 효과적인 카드가 됩니다. 이번 방문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보잉 최고경영자까지 동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중국이 원하는 것, 3T란 무엇인가
반면 시진핑 주석은 '3T'를 들고 나올 겁니다. 대만(Taiwan), 관세(Tariff), 기술(Technology) 수출 통제 완화입니다.
셋 중에서 중국 입장에서 가장 민감한 건 역시 대만 문제예요. 중국은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에 강하게 반발해왔고, 이번 회담에서 시 주석이 다음 무기 판매 패키지를 연기하거나 규모를 줄여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관세는 지난해 10월 부산 회담에서 일단 휴전에 합의했지만, 그 유효 기간이 올해 10월로 끝납니다. 연장 여부가 이번 회담의 주요 현안 중 하나고요. 기술 쪽은 미국이 걸어놓은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를 풀어달라는 요구입니다. 중국으로서는 인공지능 경쟁에서 미국산 칩이 절실하거든요.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빅딜'보다는 '스몰딜'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이란 전쟁 여파로 양측이 심도 있는 의제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고, 구조적으로 얽힌 문제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에요. 충돌 관리, 그리고 각자 가져갈 수 있는 성과 챙기기에 집중하는 회담이 될 거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이란 전쟁이 진짜 최대 변수다
사실 이번 회담에서 겉으로 드러난 무역 의제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바로 이란 전쟁이에요.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입니다. 이란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죠. 미국 입장에서는 협상이 교착된 이란 문제를 풀려면 중국의 중재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공개적으로 중국에 외교적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고, 루비오 국무장관은 중국이 이란에 직접 압박을 넣어달라고까지 했습니다. 재미있는 건 트럼프 대통령이 출국 직전 기자들한테 "솔직히 이란이 주요 의제 중 하나라고 하지 않겠다"고 말한 거예요. 이란 문제를 계기로 중국이 외교적 영향력을 키우는 걸 견제하면서도, 뒤로는 협조를 구해야 하는 묘한 처지인 겁니다.
미 재무부는 회담 바로 전날인 11일에도 이란산 원유를 수입한 중국 기업 9곳과 개인 3명을 추가 제재했습니다.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쓰는 전형적인 트럼프식 협상 전술이에요.
희토류와 반도체, 조용한 맞교환이 일어날까
이번 회담에서 금융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숨은 변수는 따로 있습니다. 희토류와 반도체 장비의 맞교환 가능성이에요.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정제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미사일,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소재들이죠. 지난해 무역 전쟁 당시 중국이 이 희토류 수출을 틀어막으면서 미국이 꽤 당황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 회담에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완화하는 대신,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일부 풀어주는 맞교환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어요. 회담 직전 위안화 가치가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도, 시장이 이런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결국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무역, 이란, 희토류, 대만이 한꺼번에 얽힌 복잡한 담판입니다. 두 정상이 어떤 카드를 들고 나오느냐에 따라 이란 전쟁 협상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회담이에요. 회담 결과는 내일 오후부터 나올 예정이니,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