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협상판에 찬물을 끼얹는 이유, 네타냐후의 속내
이스라엘이 협상판에 찬물을 끼얹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이 협상을 이어가는 동안에도 폭격을 멈추지 않는 이스라엘, 왜 그러는 걸까요. 네타냐후의 속내와 배경을 정리했습니다.
협상 중에도 폭격은 멈추지 않는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지금, 이스라엘은 폭격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협상이 진전되는 신호가 나올 때마다 이스라엘이 때맞춰 공습을 재개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어요.
가장 충격적인 사례가 4월 1일에 있었습니다. 이란 정부의 준관영 언론에 따르면 이란의 전직 외무장관이자 미국 부통령 제이디 밴스와의 비공개 접촉을 조율하고 있던 협상 창구 역할의 인물 카말 하라지의 자택이 공습을 받았습니다. 그의 아내가 사망하고 하라지 본인도 중상을 입었어요. 이란 관리들은 즉각 "외교를 방해하려는 시도"라고 규정했습니다. 협상 창구 인물의 집을 때렸으니 그 분노가 이해가 되죠. 그 전에도,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의 휴전 발효 이후에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를 계속 공습하면서 민간인 사상자를 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공개적으로 "레바논에는 휴전이 없다"고 선언하기도 했어요.
이스라엘은 왜 종전 협상을 원하지 않나
이스라엘 입장에서 미·이란 종전은 달갑지 않습니다. 이유가 여러 겹으로 쌓여 있어요.
가장 먼저, 이스라엘의 목표는 처음부터 '휴전'이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이 원하는 건 이란 정권의 붕괴, 즉 체제 교체(Regime Change)입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공습 직후 성명에서 "이란 국민들이 자유를 위해 일어서야 할 때"라고 했어요. 이란 국민들에게 정부를 전복하라고 촉구한 겁니다. 미국이 이란과 협상을 타결하면 이 목표가 물거품이 되거든요. 이란 정권이 살아남는 걸 이스라엘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 이란의 핵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다는 우려입니다. 이스라엘은 협상으로 이란이 핵 농축 수준을 낮추는 수준의 합의가 나오면, 언젠가 핵무기 개발을 재개할 것이라고 봅니다. 이스라엘 고위 안보 당국자들은 공개적으로 협상 타결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본다"고 했고, 이란이 핵 시설을 완전히 해체하지 않는 한 위협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네타냐후에게 전쟁은 정치적 생명줄이다
여기서 빠질 수 없는 게 네타냐후 총리의 국내 정치 상황입니다. 냉정하게 보면 전쟁이 그의 정치 생명을 연장시켜 주고 있거든요.
네타냐후 총리는 뇌물 수수 등 부패 혐의로 오랜 법정 다툼을 이어왔습니다. 이스라엘 법률상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내각이 해산되고 조기 총선이 열리는데, 네타냐후가 실각하면 재판이 재개될 수 있는 상황이었어요. 전쟁이 터지면서 이 모든 게 뒤로 밀려났습니다. 전시 총리를 바꾸기 어렵고, 재판도 연기되고, 지지율은 오히려 올랐어요. 심지어 보도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이란과의 휴전 합의에 응하지 말라고 설득했다는 소식도 나왔습니다. 국제사회의 시선이 싸늘해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미국 사이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흥미로운 건 이런 이스라엘의 행동이 미국과의 관계에도 균열을 만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에 반대하며 협상을 선호했습니다. 이스라엘이 전쟁 직전 막바지 협상 타결 직전에 공습을 강행했을 때, 당시 오만을 중재한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이 트럼프를 속여서 전쟁을 일으켰다"고 직격했어요.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도 "이스라엘이 미국을 전쟁에 끌어들였다고 확신한다"고 발언했을 정도입니다.
5차 미·이란 핵 협상을 앞둔 시기에도 트럼프와 네타냐후 사이의 긴장이 고조됐습니다. 미국이 이란과 핵 회담을 이어가기로 한 결정에 이스라엘이 강하게 반발했고, 이스라엘은 이를 "자국 안보와 지역 이익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했거든요. 동맹이지만 이해관계가 달라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의 행동, 결국 어디로 향하나
이스라엘이 계속 협상판에 찬물을 끼얹는다면 미·이란 종전 협상은 쉽게 타결되기 어렵습니다. 이란 입장에서 이스라엘이 폭격을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과 합의를 할 이유가 없다는 명분이 계속 생기니까요.
근데 반대로, 미국이 이스라엘을 어느 시점에 제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고, 이란 전쟁으로 지지율이 크게 내려간 상태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계속 막혀 유가와 물가가 오르면, 미국 국내 여론이 협상 타결을 더 강하게 요구할 거거든요. 결국 이스라엘이 버틸 수 있는 시간도 무한하지 않습니다. 트럼프가 언제쯤 네타냐후에게 "이제 그만"이라고 할지, 그게 이번 전쟁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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