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 고농축 우라늄 "반출 절대 안 된다" 했다
고농축 우라늄 400kg의 행방이 미국 이란 종전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 됐습니다.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직접 반출 금지 지침을 내렸습니다. 배경과 쟁점을 정리했습니다.
합의 직전인데, 최고지도자가 직접 막아섰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마지막 단계"라는 말이 나올 만큼 무르익는 분위기였습니다. 근데 어제(21일, 현지시간) 찬물을 끼얹는 보도가 나왔어요. 로이터통신이 이란 고위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농축 우라늄의 해외 반출을 금지하는 지침을 직접 내렸다고 보도한 겁니다.
소식통들은 "최고지도자의 지침과 체제 내부의 공감대는 농축 우라늄이 이란 밖으로 나가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은 핵무기 제조 기준에 근접한 60% 수준으로 농축된 약 400~440킬로그램입니다. 이걸 미국에 넘기는 게 미국이 협상에서 가장 강하게 요구해온 조건인데, 최고지도자가 직접 안 된다고 선을 그은 거예요. 합의가 눈앞에 보이는 순간, 가장 큰 장벽이 다시 나타난 겁니다.
왜 이란은 고농축 우라늄을 절대 못 주나
이란 수뇌부가 고농축 우라늄 반출을 거부하는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고 냉정합니다. 소식통들은 로이터에 이렇게 설명했어요. "이란 수뇌부는 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반출하면 향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이란이 더 취약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쉽게 말하면 이겁니다. 지금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은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원료예요. 이걸 미국에 내주는 순간 이란의 핵 억지력이 사라집니다. 그러면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언제든 이란을 다시 공격할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거죠. 앞서 다룬 것처럼 이란 지도부는 리비아 카다피의 전철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요. 핵을 포기하고 미국과 협력했다가 결국 NATO 공습으로 무너진 카다피처럼 되지 않겠다는 거예요. 고농축 우라늄은 이란에게 정권 생존의 최후 보루입니다.
트럼프는 왜 이걸 꼭 받아야 하나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이 우라늄을 받아내는 게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직접 이렇게 말했어요. "반드시 우리가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할 겁니다. 확보한 뒤 아마 폐기하겠지만, 이란이 계속 보유하게 두지는 않을 겁니다."
이유는 두 가지예요. 첫째, 협상 성과의 상징성입니다. 이란의 무기급 우라늄을 미국이 직접 확보했다는 것 자체가 2015년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 핵합의를 뛰어넘는 역대급 외교 성과로 내세울 수 있거든요. 전쟁 장기화를 비판하는 국내 여론을 잠재우는 강력한 카드가 됩니다. 둘째, 실질적인 안보 문제입니다. 고농축 우라늄을 이란 손에 남겨두고 종전하면, 이란이 언제든 그걸 핵무기로 만들 수 있다는 불안이 사라지지 않아요. 이스라엘이 특히 이 점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데, 이스라엘 관리들은 로이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은 반드시 해외로 반출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가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그런데 여기서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습니다. 이란이 미국 대신 러시아로 고농축 우라늄을 이전하는 수정 협상안을 내놓은 거예요. 지난 18일 이란이 파키스탄을 통해 미국에 전달한 내용인데,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러시아가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며 이 방안을 지지했습니다.
이란 입장에서는 나름 절충안입니다. 국내 강경파의 반발을 고려하면 미국에 직접 넘기는 건 정치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지만, 우방인 러시아에 맡기는 건 그나마 체면을 세울 수 있는 방법이거든요. 이란은 이 조건에 전쟁 피해 배상 요구 철회와 미국의 제재 해제, 동결 자산 반환이라는 경제적 양보를 패키지로 묶어 제시했습니다. 근데 미국이 러시아 이전 방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에요. 트럼프가 "우리가 확보한다"고 못 박은 데다, 러시아가 이란 우라늄을 보관한다는 게 미국 입장에서는 또 다른 안보 불안이 되거든요.
이 문제가 풀려야 협상이 끝난다
결국 오늘(23일) 아침 기준으로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은 이 한 가지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습니다. 이란 고위 소식통은 로이터에 "이견은 좁혀졌다"고 했지만, 동시에 "우라늄 농축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문제는 여전히 쟁점"이라고도 했어요. 이견이 좁혀지고 있다면서도 가장 핵심적인 두 가지는 여전히 평행선이라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미 해안경비대 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합의를 하거나, 아니면 우리가 다소 거친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어요. 이란이 답하지 않으면 군사 행동이 재개된다는 최후통첩이나 다름없습니다. 고농축 우라늄 400킬로그램, 이 물질이 어디로 가느냐가 중동 전쟁의 끝을 결정할 핵심 열쇠가 됐습니다. 파키스탄과 카타르가 중재를 이어가고 있는 지금, 이란이 어떤 답을 내놓느냐에 모든 시선이 쏠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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